[하이웨이 패스파인더]
CoC 7판 팬메이드 시나리오 :: W. 헤르츠
KPC. 쇼우지 렌(바나낭)
PC. 하세쿠라 아케미(가련)
*아래는 본 시나리오의 로그 백업이며, 시나리오의 진상, 스포일러등이 포함되어있으니, 본 시나리오를 플레이 예정이신 분들은 열람을 삼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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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낭 (GM):가기전
가련:아나,,,
바나낭 (GM):조와요
2020. 11. 15
KP. 바나낭 & PL. 가련
하이웨이 패스파인더
날씨가 유난히 화창하고, 기분 좋은 바람이 분다는 소소한 점을 제외 하면 어제와 다를 것 하나 없는 날입니다.
오늘도 아케미는 평소처럼 등교 했습니다.
그런데 교실로 들어서니 뭔가 이상한 게 보입니다.
원래 자리배정상 아케미의 옆자리는 비어 있었는데,
난데없이 책상 하나가 생긴 게 아닌가요?
게다가 누군가 앉아 있습니다.
하세쿠라 아케미:(어라?)
한 번 다가가볼까요?
하세쿠라 아케미:(뭐라고 해야 자연스러워 보일까...) (옆자리 친구에게 조심조심 다가가 어깨 콕 찌름...) 안녕? 전학생인가...?
이때 갑자기 여러 일이 동시에 벌어졌습니다.
둔탁한 파열음과 함께 위쪽 창문이 당신의 머리를 향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반 친구들이 비명을 지르고, 우당탕 소리가 들립니다.
그 순간 누군가 당신을 잡아채 뒤로확 끌어당겼습니다.
쇼우지 렌:...안 돼, 아케미. 144번째는 안 돼.
소란스러운 와중에도, 유독 그 목소리만이 아주 명징하게 당신에게 들렸습니다.
정신을 차리자 바로 조금 전까지 아케미가 서 있던 자리에 떨어진 유리창이 완전히 박살나 있었습니다.
놀란 반 아이들이 몰려듭니다.
당신을 잡아챈 사람의 명찰에는...
<쇼우지 렌> 이라고 적혀있네요.
난생 처음 보는 얼굴. 그러나 그는 당신을 바라보며 환하게 미소짓습니다.
몹시도 부시도록…
그와 시선이 마주치자 당신은 아찔한 두통, 그리고 설명하기 어려운 어떤 저림을 겪었습니다.
차라리 눈을 감고만 싶어질 만큼 가슴을 할퀴고 가는 그리움.
찬란해서 아픈 순간입니다.
머리가 아찔합니다!
산치 체크
하세쿠라 아케미:
이성 감소 없습니다!
혼란스러운 와중 조례와 수업들이 차례차례 지나갑니다.
하세쿠라 아케미:(휴..)
도통 누구인지 모르겠는 옆자리 학생은 아주 태연하게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누구도 그의 존재를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습니다.
굉장히 의아하네 요.
하세쿠라 아케미:(뭘까...)
...
이제 쉬는 시간입니다.
그에게 말이라도 걸어 보는 게 좋겠습니다.
대체 이 사람은 누굴까요?
하세쿠라 아케미:(긁적긁적...) 렌? 아까는 구해줘서 정말로 고마웠어. 네가 없었다면 큰일 날 뻔 했었으니까. (쇼우지라고 불러야하나...) 근데, 오늘 전학 온 거야?
쇼우지 렌:(말을 걸어오는 네 목소리의 시선을 옮겼다. 가벼운 웃음소리를 흘리며) 뭐야, 이거 혹시 장난치는 거? 내가 혹시 오늘 전학 온 전학생 역할인거야? 고마우면 이따가 매점에서 맛있는 거 사주던지~
하세쿠라 아케미:(친화력... 되게 좋다...) 장난? (들려오는 네 말에 의아했다. 낯선 얼굴에 낯선 목소리인데. 되려 장난치는가 싶었지만, 웃음을 흘리며 말하는 너에 장난처럼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래서 이상했다.)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 되네... (멋쩍게 웃고는) 그럴까...? 원래 아무한테나 잘 사주지는 않지만, 특별한 사람한테라면, 사줘야지. (장난~)
쇼우지 렌:...엥, 오늘의 아케미는 어딘가 이상하네. 시험이 다가와서 스트레스라도 받는 거야? (살풋 웃으며 너를 바라보았고.) 나 뭐 좋아하는지 정도는 알지? 이따가 알아서 사와~
별다른 소득 없이 대화가 끝나고, 렌은 화장실에 가는 건지 자리를 비웁니다.
차라리 본인보단 주변 친구들에게 질문을 해 보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마침 근처에 모여 잡담 중인 반 친구 A, B가 보입니다.
친구들에게 한 번 물어봐볼까요?
하세쿠라 아케미:(주뼛주뼛 주변 친구들에게 다가갑니다.) 갑자기 미안한데... 쇼우지 렌이라는 친구는 오늘 전학 온 거야? (전학말고는... 딱히 모르겠는데.)
친구 A: 아, 아케미네~ 미안할 건 없는데... 질문이 뭔가 이상하네. 전학이라니?
친구 B: 애초에 너네.. 초중고 같이 나온 10년지기 절친이잖아. 전학온 게 아니라 가는 거 아냐?
하세쿠라 아케미:응? (의아...) 나는 저 친구를 처음 봤는데... 너네는 아는 사람이야?
친구 A: 헐.. 네 절친도 못 알아보면 안되지! (살풋 웃었고.)
친구 B: 너네 작년에도 같은 반이었잖아. 모르는 게 이상한 거 아냐?
하세쿠라 아케미:그건 그렇지만... (뭘까) 그런가? (긁적긁적...)
친구 A: 혹시 뭐 잘못 먹기라도 한 거야? 너희 1학기에는 수학여행도 옆자리에 앉아서 갔잖아. (싱겁다는 듯 웃으며)
친구 B: 맞아맞아. 그러고 보니 너희 지금 부활동도 같이 하지?
하세쿠라 아케미:단체로 나 속이는 거 아니구...? (왠지 맞는 거 같은데...)
A, B 모두 아케미가 굉장히 이상한 질문을 한다는 듯 의아한 반응을 보입니다.
아케미 기억 상실인듯.........
당황스럽네요.
하세쿠라 아케미:(.........)
여러 가지 질문을 해 보았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렌과 아케미 두 사람이 대단히 절친한 친구였다는 결론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당신은 의문 속에서 남은 수업을 듣습니다.
...
빠르게 하루가 지나고 어느덧 하교할 시간.
렌은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쇼우지 렌:아케미~ 거기서 뭐해, 안 갈 거야? (생긋 웃으며 널 바라보았다.)
하세쿠라 아케미:(놀래라) 집에 가야지...? (꿈뻑꿈뻑...)
쇼우지 렌:왜 그래? 아직도 역할극 중? (영문 모르겠다는 표정을 하곤) 일단 얼른 가자!
하세쿠라 아케미:(아는 척이라도 해줘야 하나......) 같이? 집 방향이... 같던가. (일단... 교실을 떠납니다)
절친한 사이라더니 등하교도 같이 하는 걸까요?
당신은 여전히 그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는데요...
그런데도 어쩐지 그의 말을 들어 주고싶다는 기분이 듭니다.
결국 두 사람은 함께 학교를 나섰습니다.
아침부터 맑았던 날씨는 여전합니다.
하늘은 아주 푸르고, 공기 중에선 바삭바삭한 햇볕 냄새가 납니다.
드문드문 지나가는 같은 교복 차림의 학생들은 저마다 기분 좋게 웃습니다.
이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나쁜사건 같은 건 도무지 벌어지기 어려운 일로만 느껴집니다.
곁에서 걷는 렌은 희미한 미소를 건 채 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묘하게 감상적인 기분이…
...들 것 같기도 하고 아닐 것 같기도 하고.
하세쿠라 아케미:(좀... 귀엽네...)
쇼우지 렌:...그나저나, 아까 내가 매점에서 사오라 했던 건 사왔어? (달라는 손짓..)
하세쿠라 아케미:아?? (어떡하지...) 그게... 아직? (어색한 미소...)
쇼우지 렌:뭐야, 안 사왔어? (실망가득한 표정..) ...다음에 사 줘, 그럼.
하세쿠라 아케미:미안... (죄 지은 기분...) 다음엔 잊어버리지 않을 테니까.
쇼우지 렌:후후, 그야 당연히 나의 추리를 통해서~ ...라는 건 농담이고, 당연히 알고 있는 거 아냐? 내가 너에 대해서 모르는 건 없을걸? 편지 쓰는 것도 좋아하고.
하세쿠라 아케미:이쯤 되면... 무서운데? 나는 렌이 뭘 좋아하는지... (거짓말 하면 들키려나...) 음... 당연히 알지만, (목소리 떨리며;) 잘 기억은 안 난달까? (나름 완벽한 거짓말이라 생각...) 편지 쓰는 걸 좋아한다고도 얘기를 했었구나, 내가... (정말 절친이었네...)
쇼우지 렌:응? 설마 내가 널 스토킹했다거나.. 그런 생각하는 건 아니지?
렌은 어떻게 이런 걸 다 알고 있는 걸까요?
정말 아케미 자신이 잊었을 뿐 두 사람은 오래도록 함께해 온 절친한 친구일까요?
여러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당신의 집 앞입니다.
렌은 자연스럽게 걸음을 멈춥니다.
이곳이 당신의 집 근처라는 사실도 아는 모양입니다.
멈춰선 렌은 당신을 배웅하며 평범한 인사를 건네다, 불쑥 이런 말을 합니다.
쇼우지 렌: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는 모를 거야.
그렇게 말하는 목소리가 조금 떨린 것도 같았습니다.
가늘게 동요하는 양손이 꽉 맞잡혀 있었습니다.
웃으려 애쓰는 듯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게 아닌가 자연스레 추측하게 됩니다.
사실 주의 깊게 살펴 보면 그다지 표정이 바뀐 것 같지도 않은데요.
아케미 자신은 왜 처음 만난 것만 같은 렌의 변화에 이렇게 익숙한 거죠?
그 말을 들은 순간 당신은 그를 처음 만난 순간처럼 아찔한 통증을 느낍니다.
참을 수 없어 눈을 감으니, 눈꺼풀 안에서 빛이 부풀어 터지는 듯한 잔상이 아프도록 거세게 동공을 핥습니다.
비틀거리면서, 아케미는 자신의 기억에 없던 어떤 장면을 스치듯 떠올립니다.
그 믿음이 깨지지 않게, 어떻게해서든 구해낼 테니까.
긴 시간이더라도 기다려줘.
...지금 순간을 마지막으로 우리의 시간과, 추억은 여기서 멈춰있고, 머물러져 있을 테지만.
우리의 시간이 다시 흐를 수 있도록 힘낼게.
그러니까... 조금만 참고 기다려줘.
산치체크
하세쿠라 아케미:
이성 -1
뒤늦게 정신을 차려 보니 당신은 이미 집 안으로 들어와 있었습니다.
분명 잠시 정신을 잃은 것 같았는데…
이게 어떻게 된 거죠?
오늘은 내내 혼란스럽기만 한 하루입니다.
...
그날 밤, 당신은 꿈을 꾸었습니다.
전체적으로 형상이 어릿하고 시점조차 흐려 어떤 내용인지 쉽게 떠올릴 수는 없었지만,
분명한 것은 렌이 등장했다는 것입니다.
꿈을 꾸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가, 때론 환희에 찼다가, 또 어떤 순간에는 비통한 전율에 사로잡히기도 했습니다.
공기로 자른 실처럼 연약한 슬픔이 거기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아케미는 몹시도 뒤숭숭한 상태로 일어나야만 했습니다.
재난에 매몰된 듯한 기분이 당신을 훑고 지나갔습니다.
정신력 판정
하세쿠라 아케미:
?
예?
하세쿠라 아케미:(이이게뭐고)
..무슨 꿈이었는지 전혀 떠오르지 않습니다. 찝찝합니다.
하세쿠라 아케미:(머리가... 아프네...)
그리고 그런 날이 열흘 정도 계속되었습니다.
...
2주쯤 시간이 흐르는 동안, 아케미는 이상한 꿈에 시달리면서도 의도치 않게 계속해서 렌과 붙어 다녔습니다.
당연하게 두 사람을 절친이라고 여기는 주변 친구들 때문에 분위기에 휩쓸렸을 수도 있고,
자신이 이상한 상황에 놓였다는 것을 티내기 싫었을지도 모르고,
어쩐지 내내 달라붙는 렌을 아케미가 거절하지 못해서였을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함께 다니는 내내 당신이 그에게 기묘한 끌림을 느꼈다는 점입니다.
자신이 이렇게 쉽게 마음이 기우는 사람이었나 생각해 보아도 감은 잘 오지 않습니다.
정말 어떤 사고라도 겪는 바람에, 본래 가까운 사이였던 렌을 당신이 잊어버리기라도 한 걸까요?
그렇지 않고서야…
...
이윽고 찾아온 주말 아침, 그에게 메세지가 한 통 도착했습니다.
[오늘 함께 놀러가지 않을래?]
하세쿠라 아케미:(고민...) (한 번은 튕길까?) (:)
쇼우지 렌:(얘 뭐야) (;)
하세쿠라 아케미:[알겠어. 렌, 조심히 와~]
당신은 렌의 제안을 따르기로 합니다.
그럼, 나갈 준비를 시작해 볼까요?
행운 판정
하세쿠라 아케미:
실패!
하세쿠라 아케미:?
ㅈㅅ 다시해주세요
하세쿠라 아케미:
당신은 순조롭게 준비를 해 나갑니다.
오늘따라 머리 정리도 잘 되고, 스타일이 아주 멋집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집을 나서 약속 장소를 향했습니다.
약속 장소는 번화가 지하철 역 앞.
우여곡절 끝에 도착하자 렌은 미리 나와 있었는지 다가오는 당신에게 인사합니다.
쇼우지 렌:(주변을 슬 둘러보다 널 발견하곤 손을 흔들어) 아케미~ 여기야!
하세쿠라 아케미:(손 흔드는 렌을 발견하고, 렌이 있는 쪽으로 조금 빠른 걸음으로 향했다.) 일찍 나와 있었네? (미안하게...) 오래는 안 기다렸지?
쇼우지 렌:나도 온 지 얼마 안 됐어. (생긋 웃고서는 너를 빤히 바라보다가) 뭐야, 오늘따라 예쁘게 나왔네~ 물론 내가 더 예쁘지만? (;)
하세쿠라 아케미:그렇다면, 다행이네~ (빤히 바라보는 시선에 눈을 꿈뻑였다. 나름 열심히 꾸몄는데, 이상할까...) 렌한테 예쁘게 보인다면 그걸로 만족해. (농담?) 그런가? 그렇다칠까? (;)
쇼우지 렌:(살며시 팔짱을 끼고는) 그럼그럼. 렌렌이 제일 멋지고 최고지. (당당...) 일단... 어디로 갈래? 난 아케미가 가고 싶은 곳이면 어디든 좋아!
하세쿠라 아케미:제일 멋지고 최고다, 라고는... 한 적이 없는데? (놀리기~) 주변에 갈 만한 곳이 있나? 길을 잘 모르는데.........
거리를 둘러보니 눈에 들어오는 장소가 몇 군데 있습니다.
서점, 노천 카페, 길거리입니다.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휴일을 만끽하도록 합시다.
하세쿠라 아케미:(너 바라보곤) 카페 먼저 가볼까?
쇼우지 렌:카페? (눈을 도르륵 굴리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금강산도 식후경이니까? (이럴 때 쓰는 거 맞나?)
▶노천 카페
테이블이 모두 야외에 설치된 간이 카페입니다.
도심 한복판이지만 인테리어를 앤티크 풍으로 잘 해두어 운치가 있네요.
잠시 쉬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세쿠라 아케미:(예쁘네...)
쇼우지 렌:(곰곰...) 무슨 음료 마실 거야?
하세쿠라 아케미:나는... 딸기 들어간 게 먹고싶어서. (있나?) 렌은?
쇼우지 렌:(있지 않을까?) 난....... 카페라떼? (사줄거지?) (눈 반짝...........;)
하세쿠라 아케미:카페라떼... 좋지... (눈 슬 피해봄;) 은인이니까, 당연히 사줘야지. 오늘이 마지막일 수도...
쇼우지 렌:? 설마 우리의 인연이 오늘로 마지막이라던가...... 그런거 아니지? (불안...)
하세쿠라 아케미:(그 뜻이 아니었지만...) 오랫동안 숨기려 했는데.... 말해버려야 할 날이 온 것 같네... 오늘이 마지막이야. (아님)
쇼우지 렌:....... (잠깐 눈동자가 흔들리더니) 어어... 아니 뭐..... 말리진 않겠는데.. 그동안 숨겨왔던 아케미의 비밀을 친구들한테 말해버릴 수도 있고.. 너도 모르는 너의 비밀을 동네방네 말할 수도 있는데.. 정말...? (눈 반짝...;)
하세쿠라 아케미:(무지하게 당황하며...) 그건 안 되는데? (떨리는 입꼬리..) 내가 무슨 비밀이 있었나. 헛소문 퍼트리려는 거 아니야? (떨고 있으며...)
쇼우지 렌:(네 모습에 피식 웃어버리며) ..설마. 내가 그런 짓을 하겠어? 네가 날 떠날 일도 없고. (다 알고 있었다는 눈빛...) ...이제 슬슬 주문할까? 계속 여기 서있기도 뭐하고.
하세쿠라 아케미:(진짜 할 것 같은데...) 음... 떠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눈빛 모른 척;) 응. 이제 주문하자. (직원님한테 다가가며...)
두 사람은 음료를 주문하고, 음료를 받아 자리에 앉았습니다.
음료가 생각보다 빠르게 준비되네요.
쇼우지 렌:(카페라떼를 한 모금 마시곤) 너도 어서 마셔. 안 그럼 내가 먼저 마시고 두고 간다~ (농담.)
행운 판정
하세쿠라 아케미:
저런
하세쿠라 아케미:(아놔..)
어딘가... 미묘한 맛이 납니다.
하세쿠라 아케미:(무슨 맛이지...)
쇼우지 렌:(카페 구석을 힐끔거리다 네 표정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엥, 표정이 왜 그래?
하세쿠라 아케미:음료 맛이... 생각했던 맛과는 다르달까? 그래서... (어색한 미소..) 마셔볼래? (;)
쇼우지 렌:(한 모금 마셔보곤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너무 미묘한데. 무슨 맛이지?
하세쿠라 아케미:(슬프다....내 딸기 스무디...) 내 입맛이 이상한 건줄 알았네. \커피를 잘 못 마시긴 하지만, 렌만 내 걸 먹을 순 없으니까~
쇼우지 렌:아무래도 여기 커피만 잘하는 곳일까? 아쉽네~ 이따가 다른 거 먹으러 갈래? 그건 내가 사줄게. (어때?)
하세쿠라 아케미:그러게, 아쉽네. (음.) 좋아. 그리고, 렌이 사주는 거면... 완전 비싼 걸로 먹어야지. (아마 농담.....)
쇼우지 렌:(?) (어이없다는 표정..) 아무래도 학생이라 그렇게 돈이 많진 않다구? ..그래도 너라면 사줄지도 모르지만?
하세쿠라 아케미:나... 그래도 어느정도의 그건 있으니까... (양심 말하는 듯...) 그런 말은 어디서 배워오는 거야? 인기 많겠네... (이건 진심...)
쇼우지 렌:(뭐야 다 마신 거냐고) (신기하다는 듯 바라봄.......)
하세쿠라 아케미:(내 돈이니까...)
쇼우지 렌:(납득.......)
하세쿠라 아케미:서점 있던데, 서점 쪽으로 가볼까?
쇼우지 렌:(빈 컵을 카운터에 두곤 왠지 초조한 기색으로 뒤를 두어 번 돌아보며 구석을 흘끔거리다 네 쪽으로 가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슬 웃었다.) 좋아~ 아케미는 책 읽는 거 좋아해? 난 그닥.
하세쿠라 아케미:(초조해보이는 너를 느꼈는지 의아한 기색으로 바라보았다. 물어볼까.) 난... 나름 재미있어서. 작가님들마다의 글 표현력이 다 다른게... 좋다고 해야하나. (굳이 물어보진 않으며 일단은 넘어가기로 했다.)
▶ 서점
두 사람은 카페를 나와 서점으로 향했습니다.
음반이나 문구까지 취급하는 대형 서점입니다.
베스트 셀러 코너, 신간 코너 등에 다양한 서적이 있네요.
가볍게 한 바퀴 둘러봅시다.
근처에 있는 코너에는 소설 서가, 역사 서가, 수험 문제집 서가 등이 보입니다.
하세쿠라 아케미:(문제집까지........)
▷소설 서가 / 추리 특별전
최근 베스트셀러가 된 유명작 <어쩌면 그 육회비빔밥도 사실은>이 산처럼 쌓여 있습니다.
어마어마한 기세로 팔려 나간다더니 그 인기가 사실인가봐요
쇼우지 렌:(제목이 뭐 이래)
하세쿠라 아케미:(웃기다...) 욱회비빔밥에 비밀이라도 있나 봐...
쇼우지 렌:(웃김...) 베스트셀러가 되려면 이런 제목을 써야하나?
하세쿠라 아케미:요즘은 저런 제목이 유행인 걸지도? (?) 그래? 그럼 렌도 제목 하나 즉석으로 지어봐. (;)
쇼우지 렌:그런가? (어) (곰곰.......) ... 연어초밥이 없어도 사랑할 수 있어? (자기가 생각해도 웃김........)
하세쿠라 아케미:그 제목은... 본인에 대입해서 지은 제목이야? 연어초밥 없이도 사랑할 수 있는 렌... 뭔가 멋진데. (웃음 참으며..)
쇼우지 렌:.......아니거든. 웃지 마... (입 삐죽 내밀곤 먼저 다른 곳으로 가버리며..)
하세쿠라 아케미:귀여워서 웃은 건데, 왜~ (총총 뒤따라감...)
▷역사 서가
동아시아의 나라 한국의 역사서 특별 코너가 마련되었습니다.
자료 조사 판정
하세쿠라 아케미:
상고 시대 한반도에서 출발해 유라시아 대륙 전역을 재패했다는 ‘수밀이국’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목이… <환단고기>?
흥미로운 서적입니다.
하지만 어쩐지 그다지 다시 읽고 싶지는 않군요…
하세쿠라 아케미:렌... 읽어 봐.
쇼우지 렌:.... 네가 읽어주면. (완전 싫다는 눈빛..............)
하세쿠라 아케미:그렇게 싫어? (곰곰.....) 책을 읽어야 착한 어린이지, 렌 어린이~ (놀리기..)
쇼우지 렌:...선생님, 책 같은 거 읽지 않아도 착한 어린이는 될 수 있어요.
하세쿠라 아케미:아니... 아닐 걸? (억지 부리기;) 렌 어린이는... 안 봐도 바르게 클 것 같네. 그럼 다른 곳 가자. (아까 너와 같이 혼자 가버리기..)
쇼우지 렌:(앗) 어디 가요 선생님....................... 같이 가. (주변을 둘러보고는 뒤 졸졸 따라감..)
관찰력 판정
하세쿠라 아케미:
아놔
하세쿠라 아케미:(내 눈!)
당신은 특별 코너 뒤쪽에서 눈에 잘 띄지 않는 책장 하나를 발견합니다.
다가가니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지 약간 그늘져 먼지가 쌓인 책이 있습니다.
하세쿠라 아케미:(책... 만져볼까?)
쇼우지 렌:(만져봐)
하세쿠라 아케미:(책 만지작만지작... 만져봄.)
쇼우지 렌:(?) (한 번 꺼내봐...)
하세쿠라 아케미:(만지작만지작....)
쇼우지 렌:(먼저 가버릴까...)
하세쿠라 아케미:(미안) (책 꺼내봄...)
▷세계야담집
세계 각지의 각종 야사, 구전 등을 모은 책입니다.
총 열두 챕터가 있는데, 특히 눈길을 끄는 챕터는 2챕터입니다.
하세쿠라 아케미:(뭘까...)
챕터 제목이 의미심장하네요.
<붉은 눈의 남자>
그러고 보면 렌도 붉은 눈을 가진 남자가 아니었던가요?
대단한 우연은 아니겠지만 괜스레 관심이 갑니다.
마침 렌은 근처에서 다른 서가를 구경하고 있는 것 같네요.
하세쿠라 아케미:(조금 무섭네...)
핸드아웃 확인해주세요><
하세쿠라 아케미:(다읽엇읍니다><)
지능 판정
하세쿠라 아케미:
당신은 다음 장에 실려 있는 삽화를 발견합니다.
기록을 토대로 삽화에 그려진 남성의 옷차림이, 당시의 유행과 전혀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눈치챕니다.
남성의 옷차림 쪽이 100여년 정도 뒤처져 있네요.
하세쿠라 아케미:(뭘까..............)
쇼우지 렌:(어느새 네게 와서는) 아케미~ 구경은 다 했어?
하세쿠라 아케미:(놀래라...) 응... 다 둘러본 거 같아,
쇼우지 렌:그래? 그럼 슬슬 나갈까? (너를 보고 미소짓기도 잠시, 다른 곳을 흘끔거리곤 이내 다시 원래 표정으로 돌아왔다.) 그 책 어땠어?
하세쿠라 아케미:응. 이제 다른 곳으로 가보자. (아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자꾸 두리번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음... 신기하다..? 그리고 어딘가 이상한 느낌이었어. 렌은 무슨 책 봤어?
쇼우지 렌:나? 그냥 만화책 봤는데. (...) 만화책은 재밌으니까! (;)
하세쿠라 아케미:그럴 줄 알았다~ (장난치며...) 다음엔 어디로 갈까? 렌이 정하자, 그 다음은.
쇼우지 렌:음.. 일단 길거리로 나가볼까?
하세쿠라 아케미:나가보자. (네 손목 잡고 이끌며...)
다시 걸음을 옮기던 그때,
렌이 갑자기 당신의 손목을 잡아챘습니다.
그는 몇 발짝 뒷걸음질을 치며 당신을 잡아끄는가 싶더니 자리에 멈춰 섭니다.
황급히 뒤를 돌아보는 시선은 어딘가 단단히 고정되었고,
침착을 유지하려 애쓰는 표정 너머로 공포가 어려 있었습니다.
당신은 자연스럽게 그의 눈길을 따라 고개를 돌려 봅니다.
아니, 저게 뭐죠?
렌뒤쪽 방향, 한 블록 너머 거리 구석에서 검은 연기 같은 것이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화재라도 발생한 걸까요?
다시 당신을 향해 몸을 돌린 그는 코너에 몰린 듯한 태도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그러는 동안 피어오르던 연기는 무시무시한 속도로 어떤 형체를 갖추기 시작합니다.
칼날처럼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 이글거리는 눈,
박동하는 푸른 피부를 가진 이계의 공포, 불쾌한 역관절,
미끈거리는 표면,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지나치게 선명한, 뒤틀려 굽은 등뼈…
원시적인 공포가 전신을 훑고 말초를 통과해 흘러나갑니다.
원시적인 공포가 전신을 훑고 말초를 통과해 흘러나갑니다.
머야
하세쿠라 아케미:(웃김..)
웃지마세요
하세쿠라 아케미:(정색)
기괴하게 번쩍이는 안광이 무엇인지, 누구의 것인지, 어떻게 구성되었는지조차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제야 들리기 시작한 숨소리는 당신이 전혀 겪어본 적이 없는 방식으로 기능하는지 되삼키고 뱉는 기척이 메스껍기 그지없습니다.
도저히 지구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생물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외형입니다.
저 끔찍한 것을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걸까요?
연기는 계속해서 뭉치며 머리부터 몸통, 징그러운 꼬리까지 하나의 외형을 다듬습니다.
역겨울 정도로 괴롭습니다!
산치체크
하세쿠라 아케미:
?
하세쿠라 아케미:(아니 ㅋㅋ)
오늘 주운 왜이러는?
1d5 굴려주세요
하세쿠라 아케미:
=
이성 -3
아케미는 비틀거립니다.
저 생물이 지금 렌을 또렷하게 겨냥하고 다가오고 있는 것이 맞다고 확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
렌이 당신의 양 뺨을 감싸쥡니다.
충격에 빠진 당신의 시선을 자신 쪽으로 돌려 놓더니,
어...
렌이, 아케미에게, 입을 맞추었습니다.
하세쿠라 아케미:(Dflhsakc)
흔히들 키스를 하면 귓가에 종이 울린다거나 시간이 멈춘 것 같다고들 하지만,
포옹은 그냥 포옹이고 입맞춤은 그저 입맞춤입니다.
여전히 세상은 바쁘게 흐르고 설령 두 사람에게 행인들의 눈길이 머무른다 한들 잠시일 뿐입니다.
그러나…
렌이 아케미를 껴안은 채 입술을 맞물린 동안, 금방이라도 이곳으로 튀어오를 듯했던 저 역겨운 생물들은 주변을 마구 두리번거리다 도로 연기로 녹아 사라졌습니다.
어째서?
또렷한 시선이 마주칩니다.
분명 그는 울지도 웃지도 않지만, 둥글게 솟은 뺨에 고였다 흘러 떨어지는 눈물 같은 회한을 당신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키스에 응할지, 밀쳐 떨어트릴지는 온전히 당신의 몫입니다.
하세쿠라 아케미:(짧다면 짧을, 갑작스러운 입맞춤이 끝나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냥,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쉽사리 떼어지지 않는 입술만 달싹일 뿐. 누구인지조차 기억나지 않는 눈 앞의 너를 밀어내야할까. 평소라면 당연할 일일지도 모르겠다. 솟구쳐오르는 마음 속 그리움은. 그러지 않았다. 예쁘고 또렷한 눈망울을 마지막까지 담아내다가, 살며시 두 눈을 감았다.)
잠시 후 그는 물러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이게 무슨 짓이냐거나, 방금 뭐였냐고 아무리 캐물어도 제대로 대답하지 않습니다.
방금 전의 입맞춤이 어떤 의미였는지, 전혀 말하지 않으려 듭니다.
대체 그 짐승들은 무엇이었을까요?
렌 역시도 그 생물들을 목격한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런 것을 처음 본다는 기색도 아니었습니다.
그때 렌이 나타낸 반응은 미지의 무언가를 최초로 목격하고 놀란 이의 난색이 아니라,
이미 아는 공포를 다시 맞닥뜨린 사람의 공포였으니까요.
쇼우지 렌:(한참이나 아무 말이 없다가) ...잠깐 좀 걸을래? 이대로 있기도 뭐하고.
하세쿠라 아케미:그건 그렇지...... (부끄럽...) 나가자..~
▶길거리
여러 노점과 가게가 줄지어 선 번화가입니다.
가끔은 화려한 거리를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기분 전환이 되죠.
수많은 이들이 두 사람 주변을 흘러 갑니다.
곁에서 걷는 그와 손등이 스칩니다.
세상은 이토록 소란스러운데, 그와 당신만이 고요 위를 걷는 것만 같습니다.
하세쿠라 아케미:(부끄럽네..)
왠지 말을 쉬이 꺼내기 어려운 침묵이 감돕니다.
바짝 마른 초여름 공기.
도심 속인데도 녹음 냄새가 나는 것만 같이…
그러다가, 렌이 당신의 손을 잡아 왔습니다.
손가락끼리 얽혀 깍지를 낍니다.
놀라 돌아보니 얌전하게 오르내리는 속눈썹이 먼저 보입니다.
아케미는 마주친 시선에 서린 수많은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날카로운 고독에 사로잡힌 듯한 렌,
아케미를 바라볼 때마다 가장 부신 것을 관찰하는 사람처럼 눈을 깜빡이는…
...
이 어색한 순간, 어떻게 대응해야 하죠?
어쩐지 안절부절 못하겠습니다!
하세쿠라 아케미:(어떡하지................)
그때, 눈을 굴리던 아케미의 시야에 뭔가가 들어왔습니다.
공연 중인 버스커,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
그리고 그 옆에 거리 화가가 한 명 있습니다.
캔버스를 앞에 두고 뭔가를 열심히 그리다가, 당신과 눈이 마주치자 활짝 웃으며 다가오라는 손짓을 합니다.
호객 행위인 게 분명하긴 한데, 묘하게 초조해지는 이 분위기를 깨기에는 적격의 타이밍인 것 같습니다.
하세쿠라 아케미:우리 화가분한테 가볼래...?
쇼우지 렌:...응? (화가라는 말에 네게서 시선을 옮기고) 그럴까? 재밌을 것 같기도 하고..
하세쿠라 아케미:(다행이다.....) 그러면 가보자~ (깍지낀 손을 끌어당겨 화가에게로 다가갑니다.)
두 사람이 다가가면, 중년 여성으로 보이는 화가는 그들에게 간이 의자를 권합니다.
얼결에 초상화를 그리게 되었지만, 붙임성이 아주 좋은 화가의 화술 덕인지 이것도 재미있는 경험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화가: (스케치를 하다 말고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둘은 무슨 사이야? 저기서 손을 꼭 잡고 이리로 오던데. 그냥 친구야?
하세쿠라 아케미:저희... (하던 말을 멈칫하곤 옆에 있는 너를 바라봤다. 아까의 장면이 머릿 속을 스쳐지나가 너에게 꽂힌 시선이 그리 길지는 않았지만.) 사귀는 사이인데... (부끄러운지 애꿎은 머리만 만지작 거렸다.) 아마 그럴 거에요. (네가 혹여나 부정할까봐, 뒷 말을 덧붙였다.)
쇼우지 렌:? (네 말에 놀란 듯 두 눈이 커졌다.) ..우리 사귀는 사이였어? (언제부터........?)
하세쿠라 아케미:.........? (아까 그건 뭔데...)
쇼우지 렌:(넌 뽀뽀하면 다 사귀는 거야..?)
하세쿠라 아케미:(응.......) 사실 친구에요. (;;)
쇼우지 렌:(그럼 넌 엄마랑 뽀뽀하면 사귀는 거야..?)
하세쿠라 아케미:(엄마가 뽀뽀 안해줬으면...?)
쇼우지 렌:(얼척없다는 눈빛............)
하세쿠라 아케미:(삐짐...........)
쇼우지 렌:(왜 삐지는데.......................)
화가: 어머, 왜 갑자기 말을 바꿔~ (귀엽다는 듯 웃었고.) 사실 친구보다 더... 그렇고 그런 사이인 거야?
쇼우지 렌:(아케미 빤히 쳐다봄.....................................)
하세쿠라 아케미:아니에요.... 그냥 친구에요... (왕삐짐.........)
화가: 어머, 아니야? 난 당연히 그런 사이인 줄 알았는데, 아쉽네~ (장난기 섞인 어조로 그렇게 말하며 두 사람을 번갈아 보다가, 너에게 종이를 내민다.) 자, 귀여운 아가씨부터 다 됐어요~
얼마간 시간이 지나고, 아케미의 스케치가 먼저 완성되어 종이를 건네받았습니다.
짧은 시간이었는데도 특징을 잡아 아주 잘 그린 그림이네요.
렌한테도 보여줄까요?
하세쿠라 아케미:(왕삐져서 나만 볼 구야...)
쇼우지 렌:(....) (완전 노려봄.....)
하세쿠라 아케미:(메롱...)
쇼우지 렌:...필요없어. (입 삐죽 내밀곤)
하세쿠라 아케미:(너는 왜 삐지는데..........)
쇼우지 렌:(네 말에 우물쭈물거리다가) .......그럼 보여주던가.
하세쿠라 아케미:(그럴 줄 알았다...) (귀여워라) (네게 스케치 건넴...)
그림을 받아든 그는 한참 동안이나 말을 잃고 뚫어져라 종이만을 내려다보았습니다.
헉, 하고 숨을 삼킨 것 같기도,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른 것 같기도 했습니다.
아케미가 의아하게 바라보거나, 왜 그러는지 말을 걸어도 쉽게 대답을 하지 못합니다.
종이를 쥔 채 들끓는 애수를 목 안으로 삼키며 가늘게 떨고 있을 뿐입니다.
급기야 초상화에 얼굴을 묻더니 한참이나 어깨를 떨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황급히 종이를 떨어트립니다.
울기라도 한 모양일까요...
하세쿠라 아케미:괜찮아.....?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어깨를 가만 토닥였다.)
쇼우지 렌:...아케미.
하세쿠라 아케미:응..?
당신이 다시 렌을 부르면, 렌은 그제서야 퍼뜩 고개를 들어 당신을 마주 봅니다.
몹시 오랜 세월 동안 공들여 깎은 듯한 결의가 젖은 동공 안에서 불처럼 넘실거리고 있었습니다.
몇 번이고 입술을 달싹이던 그는 아주 힘들게 말을 꺼내 놓습니다.
쇼우지 렌:..그, 이거 잘 간직해 줘. 절대 잃어버리지 말고...
하세쿠라 아케미:아...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알겠어. 그렇게 할게.
쇼우지 렌:(눈을 두어 번 깜빡이다 이내 슬 웃으며) ..이제 갈까? 그 그림은 잘 챙기고.
하세쿠라 아케미:그러자. (너 따라 입꼬리 살짝 올려웃고는 그림을 소중하게 꼭 쥐어 챙겼다.)
그 약속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듯이, 렌은 몇 번이고 확답을 듣고서도 안심하지 못해 아케미가 아무리 다짐을 해도 같은 말을 반복합니다.
이 그림의 무엇이 렌을 이렇게까지 흔든 것인지는 도무지 알 수 없었습니다.
두 사람은 일어나 장소를 옮겼습니다.
...
어느덧 점차 날이 어두워지며 하루가 마무리됩니다.
함께 돌아가는 길 내내 렌은 어딘가 생각에 잠긴 듯한 태도를 보입니다.
당신에게 아무렇지 않게 말을 걸면서도,
신경 한쪽은 자꾸 다른 곳에 쏠려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머리가 복잡합니다.
지능 판정
하세쿠라 아케미:
안돼요
하세쿠라 아케미:(안돼..........)
함더? 함더?
하세쿠라 아케미:(함더가..)
실패 noo
하세쿠라 아케미:
저기요
하세쿠라 아케미:(운이안좋네(
인터넷 검색이라도 해볼까 싶습니다.
학교 도서관에서 자료를 찾아 봐도 좋겠네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중,
아케미는 문득 자신의 휴대전화가 없어졌다는 점을 깨닫습니다.
정신이 없는 와중 무심코 놓고 왔던 걸까요.
하루를 되짚어 보니 아무래도 서점에 놓고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귀찮게 되었네요.
하세쿠라 아케미:(...........) 핸드폰을 서점에 두고 와버린 거 같은데... 귀찮겠지만, 잠시 들렸다 가자.
쇼우지 렌:엑, 핸드폰을? (곰곰히 생각하는 듯 하다가 이내 너를 보곤) 그치만 지금이면 문 닫았을텐데... 시간도 늦었고. (이미 해가 져 버린 하늘을 가리켰다.)
하세쿠라 아케미:아... 아무래도 시간이 조금 늦긴 했지? (하늘 올려다 봤다가) 내일... 같이 가줄 거야? (빤히....) 아무래도 정신이 없었나 봐. 미안.......
쇼우지 렌:어쩔 수 없지. (너의 집 앞에 다다르자, 익숙한 듯이 걸음을 멈추며 미소지었다.) 일단 집에 가서 푹 쉬어.. 내일 봐~ 오늘 재밌었어.
하세쿠라 아케미:(어쩐지 헤어지기 아쉽...) 응. 내일 또 보자. 조심히 들어가고... 나도 재밌었어.
어찌 됐든, 복잡한 일들은 내일로 미루고 오늘은 쉬는 게 좋겠습니다.
피곤한 하루가 저물어 갑니다.
...
다음날 등교한 당신은 어제 목격한 괴생물체에 대해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휴대폰 검색을 해봐도 좋고, 학교 도서관 컴퓨터 등을 이용해도 좋습니다.
검색 키워드를 무엇으로 잡아야 할지도 모르겠으니 다양하게 시도해 봐야죠.
하세쿠라 아케미:(학교 도서관 컴퓨터가 좋겠다...)
컴퓨터 사용 판정
하세쿠라 아케미:
어제 본 괴생물체와 관련된 책은 없나보네요.........
다른 걸로 찾아봐야할까요?
하세쿠라 아케미:(........)
오..
하세쿠라 아케미:(휴..)
▶: 뭘로 검색했나요
하세쿠라 아케미:(괴생물체의....정체...에 관련 된.... 책...)
다시 검색해보자 관련된 책을 찾았습니다
와!
책을 펼쳐보자 다음과 같은 글이 쓰여있습니다.
하세쿠라 아케미:(와!)
[틴달로스의 사냥개들]
이 끔찍한 생물들은 머나먼 과거의 지구에 거주한다.
시공간을 넘나들며 그들이 인식한 시간 여행자를 추적하는데, 각도가 120도 이하인 모서리에서라면 어디서든 실체화한다.
이들이 사냥감을 쫓는 단서는 호흡이다.
지능 판정
하세쿠라 아케미:
당신은 문득 이런 의문을 건져 올립니다.
‘어제 자신이 목격한 그것이 이 정체 모를 생물이라면, 그것들이 쫓는 렌은 혹시…’
하세쿠라 아케미:(혹시....)
...
그날은 렌과 아케미가 따로 하교를 했습니다.
며칠 내내 같이 가자고 달라붙더니, 갑작스럽게 ‘오늘은 일정이 있다’며 먼저 훌쩍 사라져 버려 조금 의아했죠.
하지만 렌에게도 스케줄이란 게 있을 테니, 뭐 이상한 일은 아닐 겁니다.
한편 당신은 어제 휴대전화를 놓고 온 서점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거리를 지나다 보니 어제 으스스한 무언가를 목격했던 장소도 지나게 되었네요.
기분이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정말 헛것을 본 게 아닌 걸까요?
게다가, 그 직후에 렌과...
...심란하니까 이 생각은 떨쳐 버립시다.
어, 그런데…
하세쿠라 아케미:(부끄..)
저기 앞에서 바쁘게 걷는 사람은 렌이 아닌가요?
하세쿠라 아케미:(렌..?)
쇼우지 렌:(우연찮게 너와 눈이 마주쳐 버리자, 네게 천천히 다가갔다.) 어... 아케미?
눈이 마주친 그는 놀라는가 싶더니 당신에게 인사를 합니다.
당신을 쫓아온 건 아닌 듯하고, 정말 우연히 만난 기색이네요.
하세쿠라 아케미:렌? 여기서 뭐해...? 일정이 여기서 있는 걸까?
쇼우지 렌:(고개를 끄덕이며) 응, 나도 이 근처에 잠깐 볼일이 있어서 왔거든~.. 넌 핸드폰 찾으러?
하세쿠라 아케미:아... 볼 일 있었구나. 응. 나도 어제 말했던... 잃어버린 핸드폰 찾으려고 왔어.
쇼우지 렌:아하, 나 이제 시간이 다 되어가서.. 먼저 가볼게. 핸드폰 얼른 찾고~
하세쿠라 아케미:알겠어. 조심히 들어가고..~
두 사람은 적당히 인사를 나누고 헤어집니다.
...그런데 각자 갈 길을 가는 줄로만 알았던 렌이 자꾸 당신을 따라오지 않겠어요?
하세쿠라 아케미:(뭐지...) (말 걸어야 하나...)
렌, 어제도 그랬지만 오늘도 좀 이상합니다.
자꾸 시계를 들여다보고,
휴대폰에 뭔가 장치 같은 것을 끼워 몇 걸음 옮길 때마다 액정을 뚫어져라 살펴봅니다.
하세쿠라 아케미:(이상하네.......)
다만 대단히 중요한 일을 하고 있나는 듯한 태도라 차마 방해할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우선 아케미는 휴대전화가 더 중요하니 의문은 잠시 미뤄 두고, 서점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게 좋겠군요.
...
잠시 후, 어제의 그 서점에 도착했습니다.
안내데스크에 문의하면 휴대폰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네요.
하세쿠라 아케미:(안내데스크 쪽으로 다가가) 혹시... 어제 놓여져있던 핸드폰 못 봤나요?
안내데스크의 직원은 당신의 말을 듣고 어디론가 사라지더니, 곧 당신의 핸드폰을 들고 돌아옵니다.
다행히 분실물로 들어와 있었다고 하네요.
직원이 건네주는 휴대폰을 받아 돌아서자,
용건에 집중하느라 둘러보지 않았던 서점 내부가 그제야 눈에 들어옵니다.
하세쿠라 아케미:(다행이다.)
어제 방문했을 때와 대단히 달라진 건 없지만,
평소 작가 사인회나 토크 콘서트 따위를 열던 중앙 무대에 오늘은 공개 라디오 팟캐스트 코너가 설치된 모양입니다.
그런데 코너 옆에서 렌이 서성거리고 있습니다.
초조하게 주변을 둘러보고, 시계를 보고,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다시 주변을 둘러보고…
뭘 하는 걸까요?
잠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자니 이젠 흡사 울 것 같은 얼굴이 되어 안절부절못하고 있습니다.
다시 휴대폰을 보고, 시계를 보고,
쇼우지 렌:이제 4분…
같은 이상한 말도 중얼거립니다.
아무래도 뭔가를 기다리는 듯한데, 대체 뭘 저렇게 간절하게 기다리는 거죠?
한편 오픈형 라디오 부스에서는 진행자들이 서점 이용객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시도하는 중입니다.
주제가 영 시덥지 않네요.
이 순간 소중한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말 같은 것을 묻고 있습니다.
캠페인이라도 하는 건지…
딱히 흥미가 생기는 화두는 아닙니다.
그런데 그때,
쇼우지 렌:... 아케미?
하세쿠라 아케미:(들려오는 목소리의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 바라봅니다.) ..응?
뒤늦게 다시 당신을 발견한 렌이 말을 걸어옵니다.
그리고 다시 휴대폰을 보고,
두 사람이 서 있는 위치를 보고,
시계를 보고,
아케미를 봅니다.
렌은 마치 불을 붙이자 순식간에 타오르는 휴지 조각처럼 안색이 변합니다.
낯빛이 새하얘졌다가 시퍼래졌다가,
낭떠러지 바로 앞에 서서 바람을 맞는 사람인 양 숨을 크게 들이켰습니다.
대단히 큰 충격을 받은 듯하기도 하고,
말도 안 되는 사랑에 빠진 듯도 하고,
어둡게 빛을 발하는 깨달음에 빠진 사람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평범한 이로서는 도저히 다 헤아리지 못할,
거대한 시간이 쌓여 만든 고독 같은 것이 거기 있었습니다.
그는 떨리는 입술을 엽니다.
그리고 몹시도 사무치는 어조로 애원합니다.
쇼우지 렌:...아케미,
그리고 그는 떨리는 손으로, 라디오 팟캐스트 코너를 가리켰습니다.
인터뷰에 응하라는 건가요?
이게 갑자기 무슨 소리일까요?
하지만 렌은 절대 장난 같은 것을 치는 눈빛이 아닙니다.
쇼우지 렌:이제 2분밖에 안 남았어, 제발...
다시 한 번 뜻모를 말로 절박하게 매달려 옵니다.
어떻게 할까요?
무슨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간절하게 부탁하는데, 우선 시키는 대로 하고 볼까요?
아니면 라디오 방송 따위에는 관심이 없으니 이 뜬금없는 요청을 거절하고 돌아설까요?
하세쿠라 아케미:(그 부탁이 너무나도 간절해서, 거절할 수가 없었다. 너의 부탁에 응하기로 하며,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라디오 진행자: 안녕하세요~ 혹시 인터뷰에 참여하실 건가요?
하세쿠라 아케미:네. 인터뷰... 참여하려고요.
라디오 진행자: 어서 오세요~ (네게 마이크를 하나 들려주며) 잘 오셨습니다. 이름이랑 나이가 어떻게 되시나요?
하세쿠라 아케미:저는... 하세쿠라 아케미, 19살입니다. (어색...)
라디오 진행자: 아직 학생이시구나. 감사합니다~ 하세쿠라 양은 지금 이 순간, 소중한 사람에게 어떤 말을 전하고 싶으신가요? 자유롭게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하세쿠라 아케미:소중한 사람... (너의 눈을 가만 응시했다. 네가 아직 누군지는 기억해내지 못했지만, 흘러넘칠듯, 사무치는 그리움이 알려주는 듯했다. 네가 부탁한대로 하라고. 재촉했다.) 렌. (떨리는 목소리에, 본인은 의식하지 못하는, 슬픈 눈가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를 만나러 와. (말을 끝마치자, 희미한 입꼬리는 안심시키려는 듯, 늘 보던 익숙한 미소였다.)
나를 만나러 와, 라고, 아케미가, 말합니다.
근처에 선 렌은 이 순간 어떤 어휘로도 형용할 수 없는 표정을 짓고,
저항하지 못할 재해에 휩쓸린 부표처럼 떨면서도,
이 세계에 단 하나뿐인 소실점이 있다면 그것은 아케미라는 양 당신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두려움과 희열이 뒤범벅된 어떤 감정에 새롭게 이름을 붙여야 한다면 그 명명에는 단숨에 당신의 이름을 가져와야 마땅하다는 듯이...
그러나 그 까닭 모를 환희 너머로,
당신의 눈에 무언가가 들어왔습니다.
검게 뭉쳐 거꾸로 흐르는 듯한 연기가 책장과 바닥이 이루는 90도의 모서리 각에서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절대로 잊지 못할 바로 그 형체를 서서히 갖추기 시작합니다.
오로지 당신만을 바라보고 있는 렌은 아직 자신의 등 바로 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죠?
이제 뚜렷하게 머리 형태를 만들어낸 그 생물이 렌을 잡아 삼킬 듯 노려봅니다!
그러고 보니 아까, 도서관 컴퓨터에서 찾은 책에 이 끔찍한 생물에 대한 정보가 쓰여있었죠.
그 책에 적힌 바에 따르면,
틴달로스의 사냥개들에게 몸을 숨기기 위해서는 분명......
하세쿠라 아케미:(네가 있는 쪽으로 뛰어가 너를 끌어당겨 다급하게 입을 맞춥니다.)
당신은 황급히 렌을 끌어당겨 입을 맞춥니다.
영원처럼 찰나가 흐르고,
너무 놀라 굳은 렌은 뒤늦게야 자신의 등 뒤에서 배어 나온 죽음 같은 연기를 발견합니다.
쇼우지 렌:...! 안돼!!
그 순간 렌이 아케미를 밀어냅니다.
그러나 이미 검은 연기는 도로 뭉그러져 사라진 후.
렌은 주저앉아 얼굴을 감싸고 맙니다.
아케미가 이유를 물어도 답하지 못하고 ‘안 돼’, ‘이럴 수는’ 등의 말을 중얼거리던 그는,
문득 고개를 들어 공포 어린 눈으로 당신을 보았습니다.
눈이 마주치자, 렌은 서서히 떨림을 가라앉힙니다.
이윽고 두려움이 가신 자리에 새로 떠오른 감정은, 결의.
렌은 천천히 일어나 자신의 힘으로 바로 섰습니다.
그리고 당신을 바라보며 말합니다.
쇼우지 렌:...그래, 시작부터 이렇게 될 거였나봐. ...아케미, 나한테 잠깐만 시간을 줄래?
하세쿠라 아케미:시간...? (잠깐 아무 말이 없다간, 가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렌은 당신을 어떤 빌딩 옥상으로 이끌었습니다.
이미 날은 어두워져 어느덧 밤,
달조차 뜨지 않은 날 가로등과 헤드라이트 조명이 세상을 비춥니다.
도시 야경이 단번에 눈에 들어오는 꼭대기층입니다.
시리게 아름다운 풍경이 눈물처럼 번지고 있었습니다.
난간을 짚은 그는 수천 년간 쌓인 이야기를 다시 시작합니다.
쇼우지 렌:...있지, 실은 나... 아주 먼 미래에서 왔어. 예상했으려나? 내가 있던 곳은 기술도 무척 발전하고, 생명도 수백, 수천 년 단위 연장되어 있는 그런 미래야. 그렇지만, 그런 시대에서 늘 부의 차이는 존재하고, 그것이 권력이 되어서 많은 것들을 결정지어. 난.. 거기서 그렇게 좋지 않은 위치에 있었거든.
이 믿기지 않는 말을 듣습니다.
받으려 한 적도 없던 그의 숨과 미래가 본래 아케미 자신의 것이었다는 말을,
당신이 자신을 창조한 신이나 다름없다는 찬사를…
너무나 길고 이제는 기억조차 흐려졌을 머나먼 과거와 미래의 이야기인데도 막힘이 없습니다.
수천 년의 역사를 설명하는데도 망설이지 않고 매끄러운 구조를 지닌 문장들.
기뻐하지도 슬퍼하지도 않는 렌은 씁쓸하게 웃으며 덧붙입니다.
쇼우지 렌:이런 설명을, 아주 예전에는 자주 했었지.
하세쿠라 아케미:...진짜 바보네. 정말 바보같은데, 어떤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어. 143번이나 봐왔던 너에게 고맙기도, 미안하기도 하네. 미안한 감정이 더 크달까... 이런 나를 사랑해줬다니, 익숙치 않기도 해. 이렇게 과분한 걸 받아도 되나 싶어서.
쇼우지 렌:글쎄, 슬퍼보이진 않아서 좋아. 그리고 이런 사랑정도는 받아도 충분할 것 같은데. (눈을 가늘게 접으며 웃었다. 세상의 모든 사랑을 모아서 응축하면 너라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라고 말하는 듯한 눈을 하고.) 144번 너를 만나는 동안, 물론 끝이 안 좋았던 적도 있고, 아예 친해지지도 못하고 너와 헤어진 적도 있었지만...
하세쿠라 아케미:슬퍼보이지 않아보인다면, 그래도 안심이네. 또 걱정만 줄 테니까. 이렇게나 고생을 했는데. (손을 들어 머리가 망가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쓰다듬는 손길에는, 고생했다고도, 고맙다고도, 미안하다고도 말해주는 것 같이. 응시하는 눈에는 슬픔이 얼핏 서려있기도 했다. 얼마나 고생했을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깊고 크나큰 힘듬이었겠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언제부터인지, 머리 위에 얹어진 손은 멈춰있었다. 어색하게 거둬진 손을 떨궜다.) ...그래? 그런 사랑을 렌이 줬잖아. 렌이 생각하기엔... 아니라고 하겠지만. 진심으로 느꼈어, 너의 사랑을. (예쁜 미소에 홀려 정적 속에 마치 세상에 둘 뿐인 것 마냥, 그저 따라 미소 지으며 바라만 봤을 뿐이었다. 이대로 시간이 멈춰버린다면, 그것 만큼 좋을 일은 없다고. 확신했다. 마음 속이 외치고 있었다.)
쇼우지 렌:에이, 설마~ 고생은 무슨. 아케미 너였으니까 고생할 수 있었던 건데. (너의 상냥한 말, 그리고 제 머리를 조심스레 쓰다듬는 네 행동에 어쩐지 울컥, 감정이 새어나올 것만 같았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너이기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겠지만, 반대로 이렇게나 다정한 너이기에. 방긋 웃어보였다.) 응?... (두 눈이 약간 커지더니 살풋 웃었다.) ...그렇게 느꼈다면 다행이다. 먼 과거부터 지금까지 거슬러 오면서... 너는, 나 때문에 힘들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고. 울기도 많이 울었을텐데. (그래도 지금은, 행복하다니 다행이다. 내 사랑을 알아줘서. 라고 덧붙였다.)
쇼우지 렌:응. 그, 아까 봤던 괴물 있잖아? 그러니까... 틴탈로스의 사냥개들은, 시간 여행자를 도우려 하는 동료마저도 추적해 와. 지난 여러 번의 생에서, 이미 아케미 너는... (입술을 깨물었다가) 날 그 녀석들에게서 구하려 하다 큰 위험에 빠질 뻔했었고. (잠시 쓴 웃음을 지었고) 그래서 이번 생에서는... 틴달로스의 사냥개들에게 너를 연관시키지 않으려 했지만, 좀 전에 그... (한참이나 말이 없다가 조용한 목소리로) 입맞춤, 때문에... 이제 너도 추적당할 수 있게 되었어.
하세쿠라 아케미:내가 아니고 다른 사람이었으면 고생하지 않았을 거란... 이야기야? 아, 아니, 그러니까... 농담이니까 진지하게 듣지는 말고... (너무 대놓고 궁금증을 표한 건가, 싶어 뒤늦게 수습하며 말을 더듬거렸다. 흔들리는 동공에 거짓말이 들통날 미래가 훤했고, 최후의 수단으로 말을 황급히 돌려버렸다.) 렌은 착하네, 정말로. (들려온 네 말을 곱씹어보았다간 그 사이 흘러버린 정적 속에서 새어나오듯, 작게, 툭 내던졌고. 무의식 속에 나온 답이었기 때문인지, 짧은 문장에서 진심을 전하기에 충분했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네. 어쩌면, 방금까지 했던 네 말들을 반복해서 듣고 싶은 욕심일 지도 모를 만큼 아무 생각도 안나. 처음 느끼는 어색한 행복이라 그럴까. 과분한 사랑을 받아서 그런 걸까. 오버하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 (단어들을 주르륵, 나열해도 설명되지 않는 감정들에 지배되어 말을 늘어놓는 자신에 다급히 말을 억지로 끊어내었다. 끝맺음이 되지 않은 문장에는 올라간 입꼬리가 대신하여 무마되었고. 부담스럽게 들려할까봐, 마음 편하게 하지 못하는 말들일까봐여서가 가장 큰 이유겠지.)
쇼우지 렌:...응? 에이, 그건 아니지~ 다른 사람이어도 똑같이 고생하지 않았을까? (네 질문을 가만히 듣다가 황급하게 말을 돌려버리는 네 모습에 작게 웃음을 터뜨리다가, 두루뭉실하게 대답했다. 어떻게 얘기해줘야 네가 내 진심을 알아줄까하는 생각에. 지금은 도저히 말할 수 있는 타이밍이 아니었달까. 나중에라도, 똑바로 얘기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이러한 생각은 마음 속에 묻은 채 이어지는 네 말에 잘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에이, 내가 왜 착해. 오히려 나한테 화내야 하는 거 아니야? 지금까지 계속 힘들게 했잖아. ...착한 건 내가 아니라 아케미가 아닐까? (싱긋 웃어보이고는 조용히 네 손을 살포시 잡았고.) ...어, 어? (얼빠진 목소리로 감탄인지, 신음인지 모를 것을 흘려내고, 그러고 나서야 자신에게 와닿은 이 사랑스러운 온기를 조용히 받아들였다. 무척이나 따뜻해서 데일 것만 같지만, 금방이라도 한없이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아 너무나 괴롭지만. 그럼에도 미소가 지어지는 까닭은, 이것이 저를 향한 너의 사랑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겠지. 먼 시간을 돌고 돌아 드디어 닿게 된, 내가 사랑한 과거이자 미래의 너. 그런 네가 속삭여주는 사랑이 이렇게나 달고 따스하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그래. 이제 이걸로 된 거라고. 벅차오르는 감정에 저도 모르게 너를 껴안고 말았다. 내가 사랑한 너의 온기를 느끼고, 지금까지 참아왔던 울음이 끝내 새어나오고 말았다.) ...너는 진짜, 이상한 사람이야. 오랜 옛날부터, 몇 번을 다시 만나도 몇 번이나 다시 나만을 생각해주고, 위해주고. 나한테 그렇게 웃어주고. 진실을 알고 나서도... 끝까지 내 생각만 해줬지. ...아까 했던 질문에 대한 답을 다시 해준다면 지금 해도 될까? 아케미, 너는 이런 사람이니까. 그렇게 이상하고 또 그렇게나 사랑스러운 사람이었으니까. 그 어떤 위험을 무릅쓰고 너에게 올 수 있었던 거야. 그러니까 다른 사람이었으면-하는 경우는 없어. 너였으니까 여기까지 올 수 있던 거야. 고마워, 정말로. (어느새 눈물로 얼룩져 버린 얼굴을 슬 닦아내곤 천천히 팔을 풀었다. 네게 정말로 행복하다는 표정을 지어보였고.)
쇼우지 렌:
하세쿠라 아케미:...그래? 아쉽네... 너의 운명이 나여서 다행이야, 라고 생각해둬야겠다. 렌이 똑같이 고생할 거였으면... ...물론 농담인 거 알지? 렌이 고생하는거 보고 싶지 않은게 진심이니까... (본심을 말했다가, 농담인 척 거짓을 말하기만을 반복했다. 농담투로 가볍게 툭, 던진 문장 속에서도 너의 운명은 나여서 다행이다, 만큼은 꾸며내지 않은 말이니까 세심한 너이기에 또 알아채겠지. 은은히 비춰지는 기분 좋음이 얼굴에 서서히 번져나가 그려졌다.) 내가 화를 낸다구? 렌한테? (고개만 옆으로 갸웃하여 이해가 되지 않아, 곰곰히 생각해보이려 어느 곳에 시선이 꽂히지 않은 채 방황하는 눈동자가 짧다고도, 길다고도 내리기 애매한 시간 끝에 거둬졌다.) 힘들지 않아. 괜찮아. 전혀 화도 나지 않았고, 마주보며 말하게 되는 순간이 길어져서 기쁜 마음뿐인걸. 아까 렌이 그랬지? 그 때의 나와 다르게 지금의 아케미에게서의 슬픔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 그대로야. ... 원한다면, 화내줄까? ... 이렇게 말하면 또... 해보라고 하려나, 그런 거 못하겠으니까... 취소할게. (뒤이어 얽혀오는 손, 눈마저 녹여버리는 따뜻한 손의 온기가 전해져오자 저도 모르게 손을 꾹 쥐어잡았다. 의식하지 않은 행동에 스친 당황함도 잠시, 이대로 있기로 했다.) 응? 왜...? 무슨 문제라도 있어? (내가 성급하게 알려고 들었던 건가. 대답 대신 들려오는 소리에 불안했을지도 모른다.) 저, 저기... 미안해. 혼자 생각하고 결정 내리고 그거에 형편 없는 조언만 줘버렸네. 렌을 나약하게 보거나, 그런 건 절대 아니었으니까. ...꽁꽁 숨기려했던 감정을 억지로 꺼내들춰내려 한 것도 아니었어. 조금의 위로가 필요해보이길래... (구구절절 해명아닌 변명을 늘어놓아버렸다. 모르는 척이라도 해주길 바랐던 걸지도 모르는데, 완벽한 조언자도 아닌 형편 없는 말들을 들어서 그러나 싶었다. 싶었는데, ...이어지던 변명들은 와락 끌어 안는 손에 의해 멈춰졌고, 갈 곳 잃어 허공을 헤매이던 두 손은 너의 등 뒤로 안착해, 작고 가볍게 토닥였다. 물기 어린 목소리로 귓가에 꽂혀오자 어떠한 말을 건네야할지, 입조차 떼어지지 않았다. 가만히 토닥여주며 이야기를 경청해주는, 그게 지금의 최선이었다. ...그렇구나. 느끼고, 받은 사랑들은 그의 거짓 한점 없는 진심이었어. 울먹이는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한쪽 가슴이 시리게 아파왔다. 마치, 뒤 한 번 돌아보지 않는 차갑고 잔인한 시린 바람이 구멍 뚫린 가슴을 거침없이 파고드는 듯한 아픔, 슬픔. 고이 간직해두며 숨겨왔던 비밀들이 꿰뚫어지며 위로받는 느낌. 그 위로에 아픔들이 녹아 눈물로 흘러나왔다.) 나도 고마워... 나 그런 말들 처음 들어봐서, 기뻐. 정말로 기뻐. (떨리려는 목소리를 꾹 참고 눌렀다. 그로 인해 손에 힘 또한 가해져 따뜻하게 보듬어주던 손은 옷자락을 꾹 쥐어 위로를 받듯, 바뀌었다. 흘러내린 아픔들은 살랑살랑, 인사하며 불어오는 공기중으로 씻겨나갔고, 힘을 주던 손은 서서히 힘이 빠졌고, 그대로 팔을 내렸다.) 보기 좋네. 그 표정. 보는 내가 행복해지는 표정이야. (화답하는 듯한 잔잔한 미소가 은은히 번져나갔다. 겉보기에도 맑은 웃음.)
난간 근처에 선 렌은,
그것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있는 줄도 몰랐던 괴로움을 어느 정도 덜어낸 듯이 후련한 얼굴로 당신을 돌아보았습니다.
쇼우지 렌:(아직 젖어있는 눈으로 너를 돌아보며) ...그 초상화, 꼭 잘 간직해 줘야 해? 그래야 먼 나중에 내가 또 너를 만나러 오잖아. ...그게 싫다면, 뭐, 버린대도 어쩔 수 없고.
하세쿠라 아케미:나, 한 번 약속하면 끝까지 지킬 수 있으니까... 지킬게. 렌이랑 한 약속이잖아. 싫을 이유도 없고...
쇼우지 렌:...진짜지? 그럼 나... 무척 기쁠지도. 응. (희미한 미소를 지었고)
당신은 렌이 무엇인가 저지르려 한다는 것을 직감합니다.
옥상 멀리 구석에서 올라오기 시작한 검은 연기가 건너편 건물의 조명을 어릿어릿하게 지워 가고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그를 사랑하였고,
그러는 데에 어떤 이해도 필요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이 미래인을 보세요.
한 세기를 겨우 살아가는 인간은 아마 절대 단번에 공감하지 못할 세월의 더께가 흩어져 나립니다.
렌은 천천히 뒷걸음질쳐 연기 방향으로 다가가기 시작합니다.
당신이 아무리 말려도, 소리쳐 불러도 그는 멈추지 않습니다.
쇼우지 렌:이제 이 방법 뿐이네, 아케미. 저들은 일단 한 번 사냥감을 먹고 나면 만족해 사라져. 말했잖아? 네겐 단 한 번뿐인 삶이라고. 이미 여러 번 겪은 내게 휘둘리기엔 너무 불공평하잖아.
하세쿠라 아케미:이 방법 뿐... (말을 곱씹어보이다간) ...뭐하려고..? (연기 방향으로 다가가는 너에 뒷 말은 들리지 않는 듯했다.)
쇼우지 렌:지금까진 쭉 내가 너를 기다렸으니까… 이번엔 네가 그래 줬으면 좋겠어. 한 번만 날 위해 그래 줘. 만나야 할 사람들은 반드시 다시 만난다고 그랬지…
하세쿠라 아케미:응. 언제까지고 기다린다고 약속할게. 나... 약속은 꼭 지키니까 걱정 말고. 그래도 계속해서 나를 생각해줬으면 좋겠어... 미래에 다시 만날 우리를 믿자. (쉬운 확신은 아니었다. 너가 날 믿으니까 스스로도 자신을 믿기로 했다. 힘겹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끝마쳤다.)
쇼우지 렌:...당연하지. 나는 언제나 너를 생각하고 있으니까. (다시금 차오르는 눈물을 애써 삼키고 웃어보였다. 그러곤 멈칫하더니 다시 네게 다가가 제 목에 있던 목걸이 하나를 네 손에 쥐어주었다.) 맞다, 잊고있었는데... 이거, 가지고 있어줄래? 이제 나한테는 필요없는 물건이고... 아케미 너가 가지고 있어줬으면 좋겠어. (그래 줄거지? 하는 물음과 함께 싱긋 웃었다.)
렌이 준 목걸이는 새 것 같은 금색 로켓 회중시계인데, 열어 보면 안이 반쯤 부서져 있습니다.
하세쿠라 아케미:정말...? (흐릿한 빛이 얼굴을 비스듬하게 비쳐지며, 눈에 띄게 짙어진 미소에 기쁨이 얼핏 서려나왔다. 마주 웃는 찰나의 순간이 좋았다.) 응? (너의 목에 걸려있던 목걸이는 제 손에 쥐어졌다. 손바닥에 올려진 목걸이에 시선을 한참을 꽂고있었다. 회중시계의 안은 반쯤 부서져있었고.) 반 정도가 부서져 있는데, 괜찮은 걸까? 가지고 있을 수는 있는데... (약간은 자신 없는 어조.) 렌의 소중한 보물을 가진 거네. (그렇게 말하고선 손에 들린 목걸이를 소중히 쥐었다.)
쇼우지 렌:당연하지? 내가 누군데. 설마 거짓말이라도 할까 걱정되는 거야? (작게 웃고는) 진짜니까, 걱정하지 마. 다시 우리가 만나기 전까지 기억할게. (그러니까 불안해하지 않기. 하며 작게 덧붙였다. 너가 안심했으면 해서.) 혹시 네가 나에 대해서 기억을 못한다면... 이거라도 보면서 기억해달라는 의미? 나중에 다시 만날 때 갖고 있어주면 기쁠 것 같아서.
하세쿠라 아케미:으음... 확인 받고 싶은 마음이라고 해야할까. 너의 입에서 나온 말들을 한 번이라도... 다시 듣고 싶었던 거야.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 렌의 기억 속에 나는 완벽한 사람으로 남아있을 수는 없겠지만, 떠올릴 때마다 그래도... 네 미소를 피울 수 있을 만한 사람으로 남고 싶었어. 혼자 다짐했던 하나의 의무였달까. (불안해하지 말라는 말에 옅은 미소만 그려댔다. 그 미소로 이어 울렁이던 불안함이 점차 파동을 잃고 잔잔히 흘러가는 물결처럼 고요해지곤 했다.) 그렇다면, 보물이 맞다는 의미네? (농담이 전해지는 말투였다. 자신에게는 하나의 보물로 여기는 소중한 물건이었다. 다시금 목걸이를 꾹 쥐어냈고.)
어느덧 반쯤 형상화한 연기는 시시각각 거리를 좁히며 렌의 온 몸을 가립니다.
아주 천천히,
부드럽게,
수천 년의 삶을 마침내 묶어 쉬려 하기에 지을 수 있는 미소로,
느리게,
몸을,
뒤로,
젖히면...
가장 확실하기 짝이 없는 무존재로,
사라짐을 극복한 사라짐으로,
억겁의 세월을 뛰어 넘어 온전히 자신만의 죽음이 될 수 있는 어둠으로 그가 녹아 없어지고 있습니다.
세계가 이토록 적막한데 높은 옥상에는 칼바람이 붑니다.
렌의 안에 늪처럼 고여 있던 고독이 맑은 피의 온도로 흘러 나가기 시작합니다.
검은 연기 나부낀 재 하늘로 흩어져
사람 손으로 빚어 역시 사람에게만은 아름다운 밤의 환함 속에
단 한 사람이 서 있습니다.
누구도 찾지 않는 유적에 가라앉은 먼지처럼.
그러나 FM은 하늘로 쏘아 올려졌고,
당신은 아까 ‘나를 만나러 와’라고 분명하게 말했지요.
시간은 지금조차도 당연한 듯이 흐르니,
앞으로 수천 년의 세월이 지나고 나면 머나먼 어떤 행성에서 누군가 반드시 그 전파를 받아 볼 것입니다.
그리고 생각하겠죠.
누가 보낸 메시지일까?
라디오 전파는 끝없이 우주를 돕니다.
END 1. TRUE
하세쿠라 아케미 생환, 쇼우지 렌 로스트?
유물 획득 : 제자노스의 회중시계
수고하셨어요 ^_^
다짐 한마디 들어보겠습니다
두둥탁
어...............................................
진엔딩을보겟어요
꼬




기준치: | 65/32/13 |
굴림: | 4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옴매?)
전학을 가? (무슨 소리지...)


부활동? 음... 그래?









그러고보니. 아직도 인형 좋아해? 너 주변에 껴안을 거 없으면 잠 못 자고 그러잖아.

그것까지 알아? (깜짝!) 알 수도 있지만... 아직 그러는데, 왜?



뭐~? 이제까지 나에 대해 관심도 없던 거야? (입을 삐죽거리곤) ...그래도 앞으로 같이 지내면서, 알아가면 되지. 네 관심에 들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렇게 말하고는 앞서 걸어나갔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87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55/27/11 |
굴림: | 100 |
판정결과: | 대실패 |
?????????



[생각해볼게~]
[농담이고, 좋아. 어디서 만나?]

[번화가에 있는 지하철 역 앞에서 만나자!]
[그럼 이따 만나~]


기준치: | 60/30/12 |
굴림: | 62, 76, 85 |
+2: | 실패 |
+1: | 실패 |
0: | 실패 |
-1: | 실패 |
-2: | 실패 |
(잘못누러


기준치: | 60/30/12 |
굴림: | 2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헤헤)





















기준치: | 60/30/12 |
굴림: | 96 |
판정결과: | 실패 |


두고 가면... 울어버린다. (장난..)

(안 가...)


내 건 괜찮았는데. (카페라떼 휘적휘적...) (마셔볼래?)




(방긋 미소짓고는 남은 카페라떼를 다 마셨다.) 슬슬 나갈래?

(네 말에 비어있는 스무디 잔을 바라보곤) 그러자. 다른 곳도 둘러보자~



(음) ..이제 어디 갈래?




(수험 문제집 서가부터 일단 둘러봄...)
(다 봤다~) (소설 서가쪽 보기;)


(아니 육..)

나도 제목 하나는 잘 쓸 자신 있는데. (아님...)






기준치: | 60/30/12 |
굴림: | 3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5/32/13 |
굴림: | 68 |
판정결과: | 실패 |









(2챕터 보기)

(빠르게 펼쳐서 봅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4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4/32/12 |
굴림: | 100 |
판정결과: | 대실패 |


rolling 1d5
(
)
3
3














(그럼 넌.......... 뽀뽀 해도... 안 사겨...?) (충격인데.........)










... 보고싶어? (일단 물어는 보기...)


나중에 후회할 거 다 알아~ (장난...)






찢기거나 그림이 상하지도 않게...




기준치: | 60/30/12 |
굴림: | 64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60/30/12 |
굴림: | 63 |
판정결과: | 실패 |
(아!!!!!!!!!!!!!!!!!!!!!!!!!!!!!!!!!!!!!!!!!!!!!!!!!!!!!!!!!!!!!!!!!



아무래도 내일 가봐야하지 않을까? 어쩌다 잃어버린 거야..





기준치: | 45/22/9 |
굴림: | 51 |
판정결과: | 실패 |

(다시 간다...)
기준치: | 45/22/9 |
굴림: | 3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궁금해지네



기준치: | 60/30/12 |
굴림: | 1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정말 간절한 부탁이야.
지금 저기에 가서, '나를 만나러 와' 라고 말해 줘.


(고개를 끄덕인 후, 팟캐스트 진행자들이 있는 곳으로 조금 빠른 걸음을 재촉해 다가갔다.)








가난하고, 하루하루를 그저 버티고 넘기기에 바빠서 다른 잡다한 것들에는 신경도 쓰지 않고 살았어.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박물관에 가게 되었다가 오랜 옛날에 그려졌다는 초상화 한 점을 보게 됐어.
(어렴풋이 미소를 지었다.) ..그걸 보는 순간에, 뭐라고 하지? 처음으로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어. 종이는 오래 되어서 누렇게 빛바래 있고, 그림을 그린 재료는 그저 수수한 목탄 연필일 뿐이었는데... 나한테는, 그 오래된 그림이 너무나도 따뜻해 보였어. 사람이 이유 없이 설레기도 할 수 있구나, 하는 걸 그 때 알게 되었어. 한동안 그 그림에 정신을 빼앗겨서 잊지도 못하고 지내다가, 며칠 후에 별 생각 없이 라이도를 틀었어. 그런데 그 라디오가 갑자기 발신 불명의 전파 하나를 잡아냈어. 백색소음 같은 게 지지직거리고, 거기서 드문드문 들려오는 건... 분명한 옛 언어였어.
'나를 만나러 와.' 라고 하는.. (잠시동안 말이 없다가) 그 때 문득 생각하게 된 거야. 그 라디오 전파가 내가 봤던 초상화는 어떤 관련이 있는 걸까, 하고. 그때부터 수없이 계산을 해서 알아냈어. 초상화가 그려진 연도와 같은 해인 2052년에, 그 라디오 전파가 쏘아 올려졌다는 걸. 그걸 알아냈을 때쯤에는, 이미 오랜 옛 시대에 마음을 빼앗겨서.. 우연히 신과 대담을 하게 되었지. 그래서 과거로 와서.. 아케미 너를 만났어.
(멋쩍게 웃곤) 그런데 실수로 너무 오래 전의 과거로 가 버려서, 네가 환생하는 걸 143번이나 봐버렸지 뭐야. 바보지? ...방금 내가 만났다고 한 너는 까마득한 옛 전생의 너야. 나는 계속해서 너와 만났고, 그때마다 널 사랑했어. ...뭐, 친해지고 나서 헤어지고, 사고를 당하기도 하고, 아픈 적도 많았지만...
너와 사랑해서 보냈던 날을 모두 무척 따뜻하고, 다정하고... 사랑스러웠어. 그리고 네 144번째 생에서 맞이한 2052년 올해. 바로 어제에서야 겨우 깨달았어. 내가 과거이자 미래에서 보았던 초상화는, 거리에서 우리가 함께 받았던 너의 초상화였다는 걸. 아까 그 라디오 메세지도.. 아케미 네가 말해주었던 '나를 만나러 와' 라는 말은, 결국 네가 미래의 나에게 미리 보내주는 인사였던 거야...

그런데 나는 언제부턴가 네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 말하는 일을 그만두게 됐어. 네가.. 너무 슬퍼했거든. 응.
...그래서, 이 이야기를 하는 건 굉장히 오랜만이야.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 뜨곤 너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안 슬프다고 하면 거짓말인 거 다 티나겠지? (가벼운 웃음소리가 흘러나왔고) 그래도 이렇게 다시 솔직하게.. 얘기해줬잖아? 지금 보이는 나는... 그 때의 나처럼 아직도 슬퍼보여?

그래도, 넌 늘 내 앞에 나타나 줬어. 안 좋게 끝난 횟수보다 훨씬 많이, 나한테 사랑한다고 말해줬거든.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아 곤란하다는 듯 미소지으며) 내가 2052년, 지금까지 올 수 있었어.
(너를 가만히 바라보며) ..그래서 이제 나는, 너를 위해 움직이려고 해, 아케미.

...미안해. 다 내 잘못이네. (미안한 마음에 고개만 떨궜다.) 지금 이렇게까지 인내심있게 와줘서 고마워. 이 마음을 어떠한 단어로 표현해야할 지도 모르겠어. 아마 없지 않을까 싶어.
사랑한다고... 말해줬어? 지금도 말해줄 수 있는데. (말은 당당히 내뱉었지만, 부끄러움에 차마 선뜻 말하지는 못하였다.)
나를 위해? (너의 말에 작게 떨려오는 손을 들어 너의 손목을 살짝 잡았다.) 어디 가려고? 나 두고...? (목소리마저 떨려와, 이을 수가 없었다. 조금만 더 말을 이어갔다간, 감정을 제어할 새도 없이 터져나와버릴 게 뻔했기 때문이다.) 아니라고 말해줄 거지...?

미안할 게 뭐가 있어? 이게 내가 선택한 길인데. (살풋 웃고는 네 머리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나뿐만 아니라 너도 고생했으니까. 수고했다는 마음을 담아서.) 내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난 고마워.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알 수 있지 않을까? (우린 운명이니까, 라는 농담도 덧붙이고.)
응, 왜? 지금 말해주려고? (약간 기대하는 눈빛으로 널 바라봤고.) 그래도 부끄러워서 못하려나? 내가 먼저 해야 해주는 걸까...~ (말하고는 네 귓가에 조용히 사랑한다 속삭였다. 그러곤 네 반응을 기다렸고.)

네가 다치거나 죽으면... 나는 다음 생의 너를 만날 때까지 또 기다리면 돼, 아케미. 괴롭고 지루해도 익숙하니까, 그리고 애초부터 내가 선택한 거니까... 응, 이번에도 견딜 수 있어. 하지만... 너는 이번 삶이 처음이고 마지막이잖아. 한 번 위험에 처하면 그 다음은 없는 거잖아. ...그리고 살아오는 내내 그런 생각이 멈추질 않았어. 어쩌면 네가... (나와 얽혀서 불행해지는 건 아닐까, 하고. 눈물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나 때문에 네가 불행한 것만은 아닌지. 이 모든 원흉이 다 나인 것은 아닌지. 네가 걱정할까봐 억지로 미소를 지어보였고.)

...렌이 선택한 길이래도 나 때문이잖아...? 반복되었던 시간 중, 나 때문이 아닌 적도 없었을 것이고, 과거보다 현재가 이리 되었으니 기뻐해야겠지만, 아까 렌의 얼굴에, ... 슬픔이 어려있었거든. 솔직히 지금도 렌이 속으로는 슬퍼하는데 눈 앞에 내가 있어서 웃고 있다거나, 그런 생각을 했어. ... 너무 성급한 내 생각일 뿐이겠지만, 그런 생각에 젖어있었어. (걱정이 담긴 얼굴로 축, 쳐진 눈썹으로 말을 잇다가 머리 위에 얹어진 부드러운 손길은 없던 걱정도 씻겨내려갈 만큼, 다정했다. 그 손이 걱정하지 말라고 대신 말해주는 착각마저 들었고. 행동만으로도 마음이 전달 되는 구나, 싶어. 얌전히 쓰다듬을 받고만 있었다.) 이제는 그런 농담도 자연스럽게 하고 그래? (맞장구 쳐주듯 뱉은 문장들에 장난끼가 가득 서려있었다.) 귀엽게... (들렸을까? 들렸길 바라는 귀여운 소망과 수줍음의 본심이 뒤섞여 너무 작지도 크지도 않은 애매한 소리로 흘러나왔다.)
응?! (화들짝..) 아무리 그래도,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은 줘야하는 거 아니야~? (농담섞인 말들로 부끄러운 감정을 숨기려 들었다. 나를 너무 잘 알아서... 뭐라 반박도 못하고 애꿎은 입만 들썩이다 타이밍을 놓쳐버렸다. 이제와서야 변명을 한다해도 소용없을 것이고.) 그렇게 말하는 렌은, 바로 해줄 수 있다는, ... (준비할 시간도 없이 들려오는 단어에 화끈, 빠르게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다. 이정도면, 얼마나 빨개져있을지 예상하기도 쉬웠고, 최선의 방법으로 얼굴을 내려 시선을 피하였지만, 누가봐도 부끄러움에 어쩔 줄 몰라하는 눈치였다.) 그런 말... 부끄럽지도 않아? 그런... 말은 어색해서, 들어본 적 없어서... (횡설수설하여 완성되지 않은 채 흩어져만 가는 말들에 수줍음이 묻어나왔다. 자그매져가는 목소리에 들릴까, 말까하였지만.) ...듣기만 하기엔 마음이 편하지 않으니까, 후... (붉어진 얼굴을 식히려, 쿵쾅 요동치는 심장을 달래보려 짧고 굵은 심호흡을 한 번, 두 번, 내쉬었다.) 나, 나도, ...사랑해. (과거보다는 자연스러워진 감정 표현. 그 표현의 첫 번째 사람은 쇼우지 렌이었다. 너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 (입을 꾹, 다문 채 작게 고개만 끄덕여보이며 경청했다. 틴탈로스의 사냥개들...) 나까지 추적이 가능하다는 거면, 나도, 너도 안전하지 않겠다는 이야기인 걸까? (잠시 하던 말을 멈추곤 다른 생각을 하는 듯 땅을 응시하는 눈은 꿈뻑, 꿈뻑 여러번 눈을 감았다 떴다.) 바보같은 소리이겠지만, 렌만 고생하게 하는 건 싫었거든. 계속해서 신경 쓰이고 무거워서. 한 편으론 다행이라고도 생각하는데...
왜... 왜 또 기다리는 거야? 왜 항상 기다리고, 고생하는 건 렌이 되어야 하는 걸까. 그렇게 괴롭고 지루한 시간이 익숙해졌다는 말이 너무 슬프게 와닿아서 아픈 거 있지. 우리 둘은... 무엇 때문에 이렇게 헤어지고, 만나고를 반복하여 끝맺지 못할까. 부정적이고, 안전치 않은 엔딩만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걸까...? ...복잡해. (말 그대로였다. 이해 되지 않는 것들 투성이들. 눈 앞에 있는 너를 놓아 잃어버릴 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이 파도처럼 덮쳐 공포감만 커져갔다. 끝까지 내 걱정. 정말로 할 수 있는 게 없는 건가봐. 무능한 자신이 한심해 밑바닥까지 기어들어갔다. 억지로 웃으면 더 슬퍼지는데. 다 티나는데. 모르고 있는 거야? 바보네... 슬픔을 머금은 얼굴을 하곤 또 너는 웃었다. 그 얼굴에 또 뭐라고는 못하는 나 자신이 있었다.)

...응. 이젠 너도 위험해진 거지. 나때문에. 미안하네, 이거... (멋쩍은 웃음을 지었고)
...응? 에이, 그건 아니지~ 다른 사람이어도 똑같이 고생하지 않았을까? (네 질문을 가만히 듣다가 황급하게 말을 돌려버리는 네 모습에 작게 웃음을 터뜨리다가, 두루뭉실하게 대답했다. 어떻게 얘기해줘야 네가 내 진심을 알아줄까하는 생각에. 지금은 도저히 말할 수 있는 타이밍이 아니었달까. 나중에라도, 똑바로 얘기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이러한 생각은 마음 속에 묻은 채 이어지는 네 말에 잘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에이, 내가 왜 착해. 오히려 나한테 화내야 하는 거 아니야? 지금까지 계속 힘들게 했잖아. ...착한 건 내가 아니라 아케미가 아닐까? (싱긋 웃어보이고는 조용히 네 손을 살포시 잡았고.) ...어, 어? (얼빠진 목소리로 감탄인지, 신음인지 모를 것을 흘려내고, 그러고 나서야 자신에게 와닿은 이 사랑스러운 온기를 조용히 받아들였다. 무척이나 따뜻해서 데일 것만 같지만, 금방이라도 한없이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아 너무나 괴롭지만. 그럼에도 미소가 지어지는 까닭은, 이것이 저를 향한 너의 사랑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겠지. 먼 시간을 돌고 돌아 드디어 닿게 된, 내가 사랑한 과거이자 미래의 너. 그런 네가 속삭여주는 사랑이 이렇게나 달고 따스하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그래. 이제 이걸로 된 거라고. 벅차오르는 감정에 저도 모르게 너를 껴안고 말았다. 내가 사랑한 너의 온기를 느끼고, 지금까지 참아왔던 울음이 끝내 새어나오고 말았다.) ...너는 진짜, 이상한 사람이야. 오랜 옛날부터, 몇 번을 다시 만나도 몇 번이나 다시 나만을 생각해주고, 위해주고. 나한테 그렇게 웃어주고. 진실을 알고 나서도... 끝까지 내 생각만 해줬지. ...아까 했던 질문에 대한 답을 다시 해준다면 지금 해도 될까? 아케미, 너는 이런 사람이니까. 그렇게 이상하고 또 그렇게나 사랑스러운 사람이었으니까. 그 어떤 위험을 무릅쓰고 너에게 올 수 있었던 거야. 그러니까 다른 사람이었으면-하는 경우는 없어. 너였으니까 여기까지 올 수 있던 거야. 고마워, 정말로. (어느새 눈물로 얼룩져 버린 얼굴을 슬 닦아내곤 천천히 팔을 풀었다. 네게 정말로 행복하다는 표정을 지어보였고.) 이런 농담? 글쎄... 어차피 아케미 너한테만 하는 것 같은데. 상관없지 않아? 그래도 뭐... 어때, 자연스러워? (물음에 대한 대답을 듣기도 전에 조용한 목소리로 들려오는 네 말에 점점 귀가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자 어쩔 줄 몰라 시선을 피해버렸다. 누구에게도 이런 말을 들은 기억은 없었기에.) ...나 안 귀여워.
에이,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이 필요해? 오늘 처음 이런 것도 아닌데. (금새 토마토가 되어버린 네 얼굴을 보고는 웃음을 터뜨렸다. 너무나도 귀여워서. 네가 시선을 피해버리자 다시 눈이 마주치도록 하게끔 몸을 숙였다. 사랑스러운 네 모습에 어쩔 수 없다는 듯 머리를 쓰다듬었고.) 부끄럽지 않을 리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너한테 하는 말인데? 그치만 진심이니까. 이제부터 알고 있었으면 좋겠네? (심호흡을 하는 네 모습에 가만히 대답을 기다리다가 이내 네 입에서 나오는 말에 무슨 말이 나올지는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기분 좋은 감정에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덩달아 얼굴이 붉어지는 건 덤이었고.) 응, 나도 정말로 사랑해, 아케미.

...응. 이젠 너도 위험해진 거지. 나 때문에. 미안하네, 이거... (멋쩍은 웃음을 지었고) 그치만. 지금은... 어쩔 수 없는 거 아닐까? 근데.... 나는 이제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정말로 괜찮은데. 내가 없어도 너는... ... 행복할 수 있을까? 그게 조금 걱정이네. (그 이후에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없기에, 슬픈 듯한 미소를 지어보였고.) ...아직 엔딩이 아닌 거지. 지금은... 스토리의 중간 부분인 거야. 주인공들이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는 과정. 그러니까... 슬퍼하지 말았으면 해. (그러곤 옥상의 난간 근처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몸까지 숙이면, 반칙인데. 입밖으로 나오지 못한 말을 꾸욱 삼켰고 눈을 맞추려는 너에 끝까지 허공을 향해보이려는 눈동자로 대답을 대신했다.) 으, 응... 보기보다 나, 쑥쓰러움 많이 타는 편이니까... 특히 오늘은 평소보다 더 그러고. 당연한 거 아닐까? 눈 앞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리고, 그런 사람한테 표현을 한다는 게 아직은 어려워서... 그런데, 어떤 남자는 부끄러움도 없이 여자한테 사랑한다고 했대. 정말 부끄러움도 없지? 심지어... 뽀뽀까지 하고. (누가봐도 우리 둘의 이야기. 장난삼은 시시한 농담이 아니었다. 우리에게는 지난 시간의 소중한 추억들, 지금 순간이 와서야 가볍게 꺼낼 수 있는 에피소드. 남들은 이해 못할 것이다. 우리의 작고 가벼운 과거마저도 아름다웠다는 것을.)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여서 다행이다. 이런 사람은... 나만 보고 싶어지니까. (감정 표현에 조금씩 능숙해져, 작은 표현에도 얼굴 붉혔던 지난 날들을 뒤로, 더 솔직하게 표현했다. 마음이 전해지게끔, 닿게끔.) 렌도 얼굴 빨개졌네. 귀여워... (검지로 네 볼 콕, 찔러보곤, 거둬냈다.) 계속해서 사랑한다고 말해줄래...? 아, 계속 듣고 싶어서 그런 게... ... 맞아. 계속 듣고 싶어. (쑥쓰러움이라는 감정에 거짓을 품으며 답하는, 솔직하지 못한 지난 날들은 과거가 되었다. 그것을 증명하듯, 진실을 말하는 목소리에는 약간의 당당함이 묻어나왔지만, 여전히 아케미는 아케미인듯, 붉어진 얼굴만큼은 숨겨지질 않았다.)
또, 또 미안하다는 말... 금지 시켜야 하려나...? 정말 괜찮다니까, 나는. (강단있는 눈동자는 너의 눈을 향했다. 멋쩍은 웃음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피하지 않았다.) ... 너가 없는 미래의 나를 예상해볼까? 과거의 겁쟁이로 시간이 멈춘 채로 살아갈 걸. 계속. 숨는 게 일상이고, 한 걸음 내딛으려 하지 않는, 누가 손을 뻗어줘야 그제서야 용기를 내어보려하는... 그 손을 여러번 뻗어준 건 렌이 처음이었고. 그런 렌이 곁에 없는 하세쿠라 아케미는... ...바보야.
긍정적이네. 맞는 말이야. 아직 이것이 우리의 엔딩이라고 결정 짓기엔 일러. 우리의 마지막은 결코 행복일 테니까. ...응. 렌이 말한 대로, 그대로, 생각할게. 부정적인 생각은 절대 하지 않을 거라 약속 할게. (옥상 난간 근처로 걸음을 옮기는 너를 가만 바라보았다. 렌이라는 사람을 믿었기에, 그 믿음이 아케미의 불안함을 잠재워주었다.)









...마지막 부탁인데. (떨리는 숨결을 깊게 들이쉬었다가 짧게 내쉬었다. 정적을 채우는 옅은 바람 소리가 들려왔고) 한 번만... 안아줄래? (잔잔하게 흘러나온 말들이 허공을 채웠고, 귓가에 메아리 치는 것 같아, 급격히 달아오르는 붉은 얼굴에 손만 연신 꼼지락거렸다.)

응? 무슨 부탁인데? (약간의 정적 끝에 이어지는 네 말에 살풋 웃었다. 마지막까지 너는 왜이렇게 사랑스러운지. 조심스럽게 걸음을 떼 너를 안아주었다. 이게 너와의 마지막 추억이겠지. 한참을 말없이 널 안아주다 이젠 더 이상 시간이 없어 널 놓아주곤 다시 천천히 연기가 있는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방금 봤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 더 너의 미소를 보고 싶었지만 더 이상 널 보면 진짜로 눈물이 날 것 같았기에.) ...사랑해, 내 소중한 사람. 정말로. 너와 함께할 수 있어서 좋았어. 정말로 사랑해. 다음에 봐.

(부끄러운 감정을 자그맣게 뱉어냈고, 잠깐 흐르는 정적에 자신감을 잃기에 마련이었지만, 그러한 부정적인 잡념들은 따뜻한 온기들로 흩어져 저 멀리 사라졌다. 마지막 욕심만 담긴 부탁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들어주었다. 여전히 배려받고, 사랑 받고 있는 자신이었다. 떨어진 품이 아쉬웠지만, 여기서 더 지체하기엔 시간이 촉박할 터이니, 가만 네 뒷모습만 쓸쓸히 바라보았다. 너와 마주볼 때는 절대로 보여줄 수 없어 꽁꽁 감춰왔던 슬픔이 두 눈 가득 촉촉히 젖어들었다.) ...갑자기 고백이야? (슬픔으로 잠겨져가는 분위기를 애써 어색하게 깨려 장난스러운 어조로 내뱉었고) 나도... 사랑해. 말로는 닿지 않을 만큼의 깊은 감정으로 좋아해. 고마웠어. 다음에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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